[멋쟁이사자처럼 대학] 중앙 해커톤 회고

  • 멋쟁이사자처럼
  • 회고
2025-08-29

들어가며

4학년이라는 압박감과, 더 큰 동아리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올해 멋사에 참여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참여를 결정한 건 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나 역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 뒤에는 작년 해커톤의 기억이 있었다. 6명으로 시작했던 팀이 어쩌다 4명이 되었고, 실제 개발은 나까지 단 두 명만 담당하게 됐다. 혼자서 디자인과 프론트엔드를 맡고, 서버 개발은 맡은 친구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그 경험은 둘이서 6명 몫의 역할을 떠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확인시켜줬다. 그래서 이번엔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스트레스 없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고, 결과에 상관없이 "고생했다"는 말로 마무리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신경 쓰기로 했다.

주제 공개, AI를 활용하라

이번 대회 주제는 AI 활용이었다. 프로젝트를 이끌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려 했던 원래 계획과는 다른 방향이라 부담이 컸다. 처음 접하는 AI 기술이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AI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그동안 도입을 주저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모든 AI 파이프라인을 프론트엔드에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요즘 AI 활용은 필수라는 생각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팀에서는 Clova OCR과 OpenAI를 함께 쓰기로 했다.

기술 개발, 물러설 수 없다면 즐겨야지

팀 주제는 부동산 계약서를 번역하고 하이라이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OCR이 어떤 기술인지부터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그 기술과 OpenAI를 모두 프론트엔드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곧바로 몰려왔다. 팀원들에게는 최대한 좋게 말한다고 골라낸 표현이 "어렵다"였고, 나조차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기에 그 이상 자세히 말하기도 어려웠다.

실제로 부딪혀보니 어렵다는 말로 뭉뚱그렸던 지점들이 하나씩 구체적인 문제로 드러났다. OCR은 손글씨의 특성상 필드를 벗어났을 때의 인식률을 보장하기 어려웠고, 번역을 거치면 원문보다 글자 수가 늘어나면서 줄바꿈이 깨지고 글자가 겹치거나 화면 공간을 벗어나는 문제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건 OCR과 OpenAI 응답 속도였다. 두 API를 순차로 호출하는 구조에서는 사용자가 하이라이팅 결과를 보기까지 대기 시간이 눈에 띄게 길었고, 이 지연을 어떻게 줄일지가 개발 기간 내내 따라다닌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꿔 속도를 줄였는지는 별도 트러블슈팅 글에 정리해뒀다.

사용자 입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과정이었고, 어려운 만큼 큰 보람과 재미를 느꼈다. AI 기술을 실제로 활용해보는 경험을 이번에 처음 체감했고, 앞으로는 더 넓은 시각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리되지 못한 기획

기획 쪽에서는 아쉬움이 더 컸다.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을 기획 단계에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결국 세부 결정이 대부분 내 판단에 달려 있었다. '나를 믿어도 될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냥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게 끝났다. 다만 만약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했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타겟 계약서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OCR의 금전적 한계 때문에 표준 계약서를 기준으로 개발하자는 목표와, 한계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계약서에서도 동작하게 만들자는 목표를 동시에 세웠는데, 이 두 목표가 서로 부딪히면서 개발 속도와 완성도 모두에 영향을 줬다. 하나의 목표만 명확히 세웠다면 두 지표 모두 더 나아졌을 거라는 게 지금 드는 생각이다.

파트장으로서 마주한 해커톤

기술적인 어려움과 별개로,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신경 쓴 건 파트장으로서의 역할이었다. 작년 해커톤에서 팀원 4명이 중도 포기했던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개인적인 성과보다 아기사자들이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무사히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프로젝트를 잘 끝냈다. 작년의 나보다 훨씬 밝은 에너지로 해커톤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다들 잘 이루어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가장 큰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지금, 아기사자들도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아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

정리하며

이번이 벌써 네 번째 해커톤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첫 해커톤부터 고학년 선배로서 참여한 마지막 해커톤까지, 단기간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이 경험은 매번 신기했다. 이번에도 큰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되어 기쁘다. 이제 잠시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그동안 해왔던 경험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정리해둔 게 없어 아쉬움이 컸던 만큼,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왔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잡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