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마무리하며
- 연간회고

일년을 돌아보며
일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취업에 성공해 연차를 쌓고 있고, 조카도 쑥쑥 자라 볼 때마다 놀란다. 나 역시 마지막 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앞두고 있다. 슬슬 하나둘 정리하며 졸업 후의 새로운 챕터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올해는 모두가 서로 바빠지며 연락이 뜸해진 친구들이 많아졌다. 이전처럼 매번 연락을 챙기려 애쓰기보다는 간간이 소식을 주고받는 식으로 변했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씩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나중엔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고 기분좋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올해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아무래도 네이버 부스트캠프 준비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주 베이직과 4주 챌린지로 이어지는 긴 여정에서, 입과라는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불태웠다. 단순히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 이상으로, 개발 경험에서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되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주로 학교 내에서만 활동해오던 내가 우물 안 개구리 임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기존 개발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많이 느끼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며 새롭게 고쳐나갔다. 매주 새롭게 만나는 캠퍼들에게 얻은 인사이트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생각 없이 무작정 코딩에 뛰어들던 습관이 반복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고쳐보려 시도했다. 후회가 몰려오는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후회할 틈도 없이 다음 과제로 나아가야 했다.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는지,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
하나 둘 정리해나가는 시간
군대 이후 가장 많은 추억이 담긴 공간
전역 후 서울 상상나라라는 아이들 체험 전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무려 3년이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왔지만, 슬슬 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그만두게 되었다. 정말 오래도록 함께하며 즐거웠던 공간이다.
쪼꼬만한 꼬맹이들과 함께 뛰어놀다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몇 달 만에 다시 온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할 때만큼 행복했던 순간은 없는 것 같다. 때로는 꼬맹이들이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나보다 어른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흐뭇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같이 일하던 형누나들이 항상 챙겨주었기에 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출근하는 길이 항상 설렜다. 아직까지도 마지막 근무 후 떠나던 발걸음이 잊혀지지 않는다.

마지막 10번째 동아리를 마치며
대학 생활 동안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이어왔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그 덕분에 늘 새로운 인연이 생겼다. 각자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졌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발견하고, 익숙한 주제를 전혀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들 이 항상 즐거웠다.
어떤 동아리든 끝이 나더라도 꾸준히 연락을 이어온 사람들이 있다. 점점 다들 바빠졌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스무 살 때 만났던 사람들은 벌써 6년이란 시간을 함께해왔다. 어느덧 결혼한다며 청첩장 나눠주러 온단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동생들도 있고, 형들은 각자 대학원이나 회사로 나아갔다. 다들 바쁜 와중에도 가끔씩 만나 각자의 근황과 고민을 나눈다. 매번 웃고 떠드는 모습들을 보면,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처음 만났을 때 그 느낌 그대로인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고 항상 주변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

마지막 동아리를 진행하면서는 어느덧 주변에 동생들뿐이었다. 가끔 늙었다고 놀리는데 자기들도 곧 그렇게 될 텐데….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도 문득 예전 형누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OB가 되고 나니, 그때 그들이 우리를 바라보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말없이 웃으며 우리들을 지켜보던 그 모습을 이제는 내가 하고 있었다.
동생들이 내년 다음 기수를 꾸려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이제는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래도 애들 덕분에 올해도 즐겁게 동아리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 멋쟁이사자처럼 ] 나는 좋은 파트장이었을까?
올해 멋쟁이사자처럼에서 프론트엔드 파트장으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이다. 그 고민은 회고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되묻고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멋쟁이사자처럼을 함께하게 된 계기
작년 봄, 멋쟁이사자처럼에 처음 참여했다. 그전엔 혼자 공부만 깔짝거리다 보니 제대로 된 경험을 쌓기 힘들었다. 멋사에 들어오고부터는 프로젝트도 여러 개 해보고, 해커톤에 도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같은 진로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 밖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작년 활동은 내부적으로 그다지 체계적이지 않았다. 정식적인 활동은 거의 없었고, 직접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연합 행사 관련 정보도 직접 찾아야 했다. 그래서 올해는 4학년으로 바빠지니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다시 참여한 계기는 동아리를 체계적으로 구축해보고, 누군가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기 때문 이다.
길을 열어주고 싶었던 이유
3학년 1학기까지는 시험 공부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놀기 바빴다. 그러다 프론트엔드 개발 꿈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했는데, 주변에 조언을 구할 선배가 없었다. 개발 공부는 전공 강의와 다르게 직접 찾아보며 공부해야 해서 낯설고 적응도 오래 걸렸다. 누군가 방향을 잡아줬다면 더 빨리 나아갔을 텐데 싶었다.
이런 경험을 계기로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가 있다면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었다. 조언 구할 선배가 없었던 내가 직접 그런 선배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랬던 생각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여, 프론트엔드 파트장으로 이번 멋쟁이사자처럼에 참여하게 됐다.
파트장으로서의 목표
나도 개발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막막했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산더미였다. 그 웅덩이에서 오래 허우적거렸기 때문에, 아기사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왜 고민하는지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게 나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먼저 도움을 주고자 했다.
무에서 유를 만들자. 동아리에 체계가 없었으니 올해 운영진들과 함께 처음부터 설계해보고자 했다. 아기사자들에게 다양하게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아기사자들이 동아리가 끝난 후에도 스스로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목표를 잘 이루었을까?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바를 70% 정도 이루었다고 본다. 체계를 만들고 작년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왔다는 점에서는 성공했지만, 정작 중요했던 아기사자들의 개발 방향성에 도움을 주는 데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GPT가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AI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이에 의존하는 아기사자들도 늘어났다.
길잡이 역할을 위해 항상 옆에서 질문을 계속 던졌다. 그 질문을 통해 스스로 고민해보고 찾아보길 바랐다. 당장은 답이 안 떠올라도 조금씩 지식이 쌓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질문이 그대로 GPT에 복사되고 답변이 역으로 돌아오는 걸 자주 봤다. 잘못된 정보라도 GPT를 더 신뢰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씩 내 의도는 잊혀지기 시작했고, 점점 더 GPT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릴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스스로의 방법론에 대해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개발을 단순히 구현을 위한 행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사고를 정리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시도했는가?
처음엔 GPT 없이 도전하기 라는 목표를 두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지켜지지 않는 목표가 되었다. 그래서 GPT를 사용하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부분을 짚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그 부분은 스스로 고민하길 바랐지만, 역시 잘 안 됐다. 길잡이가 되려 했는데 제대로 인도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다.
마지막엔 프로젝트 함수 하나를 골라 GPT 없이 분석해오라 는 미션을 주었다. 몇몇 아기사자들이 해온 걸 보니, 알 수 없는 표현으로 가득했고 가독성도 떨어졌다. 하지만, 그만큼 혼자 고민하고 작성했다는 점이 느껴져서 오히려 뿌듯했다. 피드백 과정을 거치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더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우면서도 미안했다.
나는 과연 좋은 파트장이었을까?
아기사자들이 개발을 이어가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현실은 늘 머릿속 이상과 달랐다.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잘 흘러가지 않았다. GPT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이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만들었다. 리더라면 그 차이를 좁히는 게 능력이지만, 나는 아직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나는 GPT가 없을 때 공부했기에 아기사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까 싶다. 내 방식을 강요하려 했던 건지도 모른다. 개발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알려주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았을까? GPT 쓰지 마가 아니라 GPT를 잘 활용하는 법을 알려줬어야 했나,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젠가 다시 팀을 이끌 기회가 온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리더가 되고 싶다. 이번 동아리 활동을 통해 내 생각과 의도를 명확히 설명하고, 팀원들을 설득하며,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먼저 주어진 환경과 상황, 그리고 팀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것이다. 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밀기보다, 팀이 실제로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을 고민하고, 그 길로 나아가도록 돕고 싶다.
p.s. 개발만 하진 않았다
대학생활 마지막 MT였다. 이 나이에 무슨 MT냐고 하겠지만, 평균나이가 나랑 별 차이 안났다. 정말이다.

사람들을 모아 보드게임도 하러 갔다. 이때부터 보드게임의 서막이 시작되었고, 그중 한 명은 칩까지 사게 되었다.

방학에는 펜션에 놀러갔다.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버티는 애들이 대단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연말 파티를 열었다. 최근 들어 노트북에서 떨어져서 이렇게 재미있게 논 건 처음이었다. 안 그래도 웃긴 애들인데 가만히 있어도 그냥 웃음이 나왔다. 물론, 그 누구도 가만히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 네이버 부스트캠프 ] 개발 경험의 터닝포인트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네이버 부스트캠프다. 이만큼의 열정을 쏟아낸 적은 처음이었다. 단시간 내에 수많은 고민과 문제에 마주치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를 지원하게된 계기
졸업까지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무언가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인턴과 부트캠프를 한창 찾아보고 있던 중, 친구의 권유로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붙을 줄 꿈에도 몰랐다. 그냥 정규 이전 과정을 경험하며 내 수준은 어느정도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부트캠프는 죽어도 싫었다.
4학년 초반까지 부트캠프를 정말 싫어했다. 공장처럼 사람을 찍어내고, 논술학원처럼 정해진 틀 안에서 배출되는 느낌이 강했다. 스스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결과물만 중시하는 곳이라 여겼다. 그정도는 지금도 혼자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현실 도피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 다른 부트캠프에서 일하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를 나누며 이 사람이 어떤 마인드로 부트캠프 운영에 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커리큘럼이야 어떻든 이런 생각을 가진 운영진과 함께라면 충분히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히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부트캠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그렇게 편견을 내려놓고 지원한 네이버 부스트캠프에서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자유롭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이 캠퍼들의 선택에 맡겨져 있었다. 이 자유로움 속에서 각자의 길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이야말로 부스트캠프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같은 미션을 수행하더라도 캠퍼들마다 전혀 다른 경험과 고민거리가 있었다. 각자의 경험과 성장이 전부였지 정해진 정답은 없었다.
무엇보다 운영진 분들이 진심으로 캠퍼들을 대한다는 게 느껴졌다. 단순히 진행이나 공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캠퍼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꾸준히 확인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고민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질문이나 답변 하나하나에서도 캠퍼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누구든 좋은 경험을 하고 나갈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 역시 한 캠퍼로서 그 효과를 누리기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얻은 부분은 무엇일까?
1. 코딩에 대한 생각
이전에는 일단 키보드부터 두드리며 코드를 작성했다. 설계가 뭔지도 모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무작정 구현부터 시작했다. 당연히 중간에 막히면 다시 뜯어고치고, 구조가 꼬이면 또다시 처음부터 다시 짜는 일이 반복되었다.
부스트캠프를 거치며 코드를 작성하기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천천히 구조를 그려보고, 각 부분의 역할과 관계를 정리한 뒤에 코드로 옮기니 훨씬 수월했다. 반복되는 수정도 줄어들었고, 나중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때도 구조가 탄탄하니 훨씬 편했다. 결국 생각하는 시간이 코딩 시간을 단축시켜준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2. 공유에 대한 태도
내가 아는 걸 공유하는 게 잘난 체하는 것처럼 느껴져 망설였다. 혹시 틀린 정보를 공유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컸다. 완벽하게 알지 못하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부스트캠프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모두가 자신의 고민과 학습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완벽한 답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잘못된 내용을 공유하면 어떠한가. 다른 캠퍼들이 친절하게 짚어주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확실하게 개념이 정리된다. 혼자 끙끙 앓으며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공유하며 함께 채워가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3. 질문할 줄 아는 용기
질문 한 번 하는 게 정말 조심스러웠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뺏는 건 아닐까,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시선을 받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부스트캠프에서는 슬랙에 질문을 올리면 캠퍼들이 적극적으로 답변을 달아줬다. 때로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접근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모습에 감사했다. 점차 질문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고, 오히려 먼저 질문을 던지는 일도 많아졌다. 혼자 고민할 때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다른 사람의 답변으로 명확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4. 기록의 습관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챌린지 때 다른 캠퍼의 추천으로 회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한 주를 정리하는 정도로만 생각했고, 회고가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고를 거듭할수록 그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단순히 했던 일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지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금요일 데모 시간에서 다른 팀의 피드백을 받고 나면, 우리가 놓쳤던 부분이 명확히 보였다. 회고를 통해 이를 정리하고 다음 주 방향을 잡는 과정이 정말 소중했다.
무엇보다 이전 회고를 다시 읽어보면 내 생각의 흐름과 변화가 한눈에 보였다. 몇 주 전에 막막해하던 문제를 지금은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면 뿌듯했다. 이런 흔적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지금도 꾸준히 회고를 작성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경험
웹 풀스택 파트에 140명 가까운 캠퍼들이 있다. 매주 그룹이 바뀌며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협업할 때도 배울 점이 많았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난 캠퍼들과는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같은 주제라도 각자의 경험과 배경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서 놀랄 때가 많았다. 매번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슬랙에 올린 글에 댓글이 달리거나 디엠으로 질문이 오는 일도 생겼다. 내가 공유한 내용을 다른 누군가가 궁금해한다는 게 신기했다. 답변을 작성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설명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해진 캠퍼들도 많아졌다. 처음엔 가벼운 기술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고민이 생기면 편하게 조언을 구하는 사이가 되었다. 멤버십의 중반 쯤, 프론트와 백엔드 중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가 있었다. 백엔드에 대한 지식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프론트엔드가 완벽한 것이 아니었기에 어디에 초점을 둘 지 고민이었다.
그때 친해진 캠퍼들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미 프론트나 백엔드로 방향을 잡은 캠퍼들이 자신의 선택 과정과 근거를 공유해줬다. 단순히 그냥 해야 한다 는 식의 조언이 아니라, 각자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고 어떤 부분에서 확신을 얻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줬다. 덕분에 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 결국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도전과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딱 어울리는 곳이다. 모든 시간과 노력을 부스트캠프에 쏟고 있고, 그만큼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가끔 1-2년 전에 도전했더라면 지금쯤 방향을 잡고 더 앞서가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생각해보면 4학년 취준생의 간절함이 오히려 더 큰 동력이 되어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남은 기간 끝까지 불태워보자. 마지막까지 더 많은 도전을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부스트캠프 과정을 마무리짓고 싶다.
내년을 준비하며
사라지는 소속감
내년이면 졸업과 함께 부스트캠프도 끝난다. 그러면 정말 어디에도 속하지 않게 된다. 개인적으로 소속된 곳이 있으면 그 영향을 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도, 동아리도, 부스트캠프도 없는 내년을 생각하니 막연한 불안감이 찾아온다.
혼자서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사실 부스트캠프에서 배운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투자하고, 꾸준히 되돌아보는 과정. 이 모든 것이 부스트캠프라는 틀 안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 결국 내 의지에 달린 문제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소속감이 나를 이끌어줬다면, 앞으로는 스스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연습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누가 시키거나 지켜보지 않아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
잠시 떠나보자.
매년 두 번씩 친구들과 2박 3일 여행을 다니곤 했다. 셋 다 취향이 비슷해서 시끌벅적한 도시보다는 조용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셋 다 바빠서 여행을 못 갔다. 다들 취업할 나이가 되니 일정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실제로 취업한 친구도 생겼다. 올해는 나 역시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불안함에 어디를 가든 노트북을 들고 다녔고, 잠깐의 여유조차 아까워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내년엔 꼭 한 번 시간을 내서 떠나려고 한다. 노트북은 집에 두고, 진짜 쉬면서 맛있는 것도 배터지게 먹고 올 생각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런 여유를 잃고 싶지 않다.
내년엔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가?
올해는 마지막 학년의 선배로서 후배들을 챙기고, 부스트캠프에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돌아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해왔으니 누군가는 알아봐 주지 않았을까?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면 좋겠다.
내년은 취업 준비로 바쁘지만 동시에 어떠한 구속도 없다. 학교도 끝나고, 부스트캠프도 끝난다. 풀어지면 한없이 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욱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아야 할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저 사람은 뭐든 될 것 같아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지금의 열정을 잃지 않고 혼자서도 흔들림 없이 걸어가자.
주변에서 취업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조금씩 압박이 조여온다. 그래도 흔들리지 말자. 비교하려는 순간 나만의 방향성을 잃을 것이다. 나만의 속도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자. 더 노력하고, 더 성장하고, 더 단단해지는 2026년을 만들어가자.